Coexistence, Breathing New Life Into Modern Architectural Heritage

: 공존 근현대건축 문화유산의 새로운 숨결



소심한 뿌리박기

특별상(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상) 

곽은서(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정준(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여는 글)

 이것도 근대건축문화 유산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고상한 다른 근대건물들과는 달리 이 건물은 보통의 건물들처럼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박제된 채 옛날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것과 하나의 이미지가 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작은 영화관)

 3개의 극장은 각기 다른 시기 별로 진해 내에 존재했다. 그리고 꽤나 최근까지인 2011년을 마지막으로 진해 내에 극장은 사라졌다. 3개의 극장은 조그마한 동네 극장으로 주로 영화 상영과 해군 군악대의 공연을 개최했다.

 시대의 변화로 동네 영화관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대체되었다. 다만 일상적인 규모로 동네 주민들이 만날 수 있던 창구로서의 영화관은 없어졌다. 또한 진해는 아직 군항 도시다. 해군기지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사이트 내 영화관은 군인들의 외출 때 활발히 이용 가능하다. 노인인구가 많은 진해 속 노인들과 복무 중인 군인들은 완벽히 분리되어 있다. 마주칠 일도 없고 섞일 이유도 없다. 동네 영화관은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해 바뀔 건물)

 진해 대흥동 근대상가주택은 계속 바뀌어 왔다. 갖가지 면들이 덮인 어지러운 입면은 건물의 일대기를 직접 보여준다. 이러한 일대기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바뀌는 건물을 상상했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바뀔까? 계속해서 남아 건물의 실루엣이 되어 줄 요소가 필요했다.

 구조는 건물에서 가장 길게 남는다. 대흥동 근대상가주택의 원형과도 같던 수직축과 수평축을 추출하여 이를 구조에 대입했다. 건물의 비례를 직접 드러내는 구조 뒤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면들은 변화할 수 있다. 구조로 대변되는 건물 원형의 비례는 뿌리 박힌 채 계속 남아 원형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게 한다. 건물의 결말을 산정해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닌, 적절한 개입으로 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자 한다. 쉽게 바뀌지 않을 두 구조(기존과 새로운)는 계속 바뀌어 갈 입면들 앞에 소심하게 뿌리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