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xistence, Breathing New Life Into Modern Architectural Heritage
: 공존 근현대건축 문화유산의 새로운 숨결
도시는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장려상(도코모모코리아 회장상)
지민희(인천대학교), 김유나(인천대학교)
과거, 어쩌면 현재까지도 우리는 도시에서 역사를 기억할 때 동상과 광장, 박물관 등의 기념비적인 요소들을 활용해왔다. 나에게 그런 공간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가는 공 간이었다. 관광객보다 자주 가지 않는, 어쩌면 그들보다 그곳을 잘 모르기도 했다. 진해 는 작은 도시이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많은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다. 이런 진해 는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현재 진해에는 이순신 동상, 진해군항마을역사관, 진 해박물관 등의 공간들이 있으며, 공적인 기능을 하는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여느 도시들 과 비슷하게 진해를 표현해왔다. 이런 전형적인 요소들이 모여 진해만의 정체성과 매력 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진해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진해라는 도시를 통해 ‘앞 으로 도시는 역사를 어떻게 담아내고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해와는 거리가 있는 곳에서 자라 왔기에 프로젝트 시작 전에 ‘진해 근대역사투어’에 참가했다. 공모 대상지에 해당하는 건물들은 대부분 닫혀있었고 안에 계신 분들의 양해 를 구하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타지에서 왔기 때문이 아닌 진해에서 오 랫동안 살아오신 해설사님도 마찬가지였다. 나고 자란 도시이지만 그 도시의 과거를 실 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이런 이유로 어쩌면 현재를 살고 있는 시민들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시대의 일이라며 무관심한 경우가 많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고 ‘잃지 않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 면 대게 그것들은 깔끔하고 좋은 곳에 전시되어 있지 않다. 어떤 것은 쓰임을 다 한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여기저기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 흔적들이 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일상을 같이 보낸다. 이 프로젝트는 진해의 근대건축물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 고 진해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손때가 묻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진 해의 근대건축문화유산은 보존해야만 하는 일반적인 문화유산과는 달리 건축문화유산이 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을 수 있는 공간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단순히 공공성을 띄는 오픈된 공간은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소유를 하며 그 공간이 공유가 되었을 때 그 공간이 지속성을 가지면서 사람들의 손때가 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인의 소유가 되면 근대건축문화유산이 훼손되는 등 관리가 어렵고 일부 사람들만 공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두 가지의 성격이 적절히 섞여야 한다. 운영적인 측면 에서는 진해시 또는 도시재생단체가 주최하여 개인의 소유자가 존재하는 시스템을 운영 하는 것을 제안한다. 두 번째로 공간적으로는 상업시설 사이에 공적인 성격을 띄는 공간 을 두어 각각 다른 목적을 갖고 온 사람들이 공동의 추억을 쌓고 그들의 손때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