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xistence, Breathing New Life Into Modern Architectural Heritage

: 공존 근현대건축 문화유산의 새로운 숨결



흑백 사이 ; 다채로운 일상 스펙트럼을 위한 프로토타입 제안

대 상(국가유산청장상)

최민희(동아대학교) 

 진해를 채워오던 오래된 일상이 있었다. 검은 커피와 하얀 우유를 마시며 하루를 털어냈 던 예술인들, 밤을 빛내던 포장마차의 왁자지껄한 소리. 소소한 일상은 겹치고 반복되며 진해다움을 만들었다. 그러나 해군사령부의 이전, 흑백다방 폐쇄, 복개천 포장마차 거리 철거는 지역을 지탱하던 일상과 문화를 사라지게 했다. 가로엔 음식점만이 들어섰고, 역 사를 간직한 건물의 이야기는 무시된 채 도시와 연결되지 못하고 각자 기능했다.


 진해의 일상 회복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근대 건축물의 기능적 가치가 주변 건물, 가로, 사용자의 요구와 연결되는 가운데서 출발한다. 사라진 문화를 복원하고, 도시 구조의 닫 힌 공간인 블록 내 중정과 복개된 하천을 노출해 역사적 맥락의 회복, 생태적 균형을 되 찾아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진해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1. 방사형 도시구조 이용

 중원 로터리에서 시작되는 방사형 도로는 예각과 둔각의 도시 블록을 형성하며, 가로를 따라 배치된 건물들에 의해 중정 형태의 잠재적 공간이 조성되었다. 이 공간은 임시적이 거나 계절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 가능하며, 향후 확장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모든 공간의 접촉 가능성을 제공하여 프로그램과 사용자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진해 충무지구 일대의 도시 블록 중 근대건축물을 포함하면서 중정의 발전 가능성 이 있는 3개의 블록을 선정하였으며, 그 중 흑백다방이 위치한 ‘대천동 2-8 블록’을 프 로토타입으로 제안한다.

 

2. 근대건축물의 현대적 활용

 첫째, 흑백다방의 복합 기능을 주변 건물과 연결하여 분산시키고, 각 가로의 특성에 맞 게 발전시킨다. 이를 통해 해당 블록과 가로는 근대건축물을 기반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다. 둘째, 하나의 대들보를 공유하는 장옥의 구조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중첩 배치하고, 슬라이딩 도어와 가벽을 활용해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변화하는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한 다. 셋째, 복도를 추가하여 기존 근대건축 공간의 짧은 동선과 공간 활용 문제를 극복한 다. 복도는 사람들 간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소통을 촉진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동선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면서 공간을 연결하고 동시에 분리할 수 있도록 한다.

 

3. 지속 가능한 충무지구 만들기

 첫째, 주민과 방문객의 일상 밀도를 높이고, 다양성을 수용하기 위해 지상층에는 공연,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활발한 이동성을 지원한다. 상층부에는 부족한 숙박시 설과 주거 기능을 더해 생활인구의 증가를 도모한다. 둘째, 하천을 복원해 새로운 도시 경관을 제공한다. 복원된 하천 주변은 주거지역으로, 주민들이 여가생활을 위한 녹지공 간을 조성한다. 또한, 하천 주변에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마련해 친환경적인 이동수단 을 장려한다.

 

 진해엔 지나온 시대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있다. 흩어진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일 상이 어우러져 미래의 도시풍경을 형성한다. 흑백다방을 프로토타입으로 삼아 점진적으 로 근대건축물의 이야기를 도시에 연결한다면 더 나은 진해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